오늘 소개해 드릴 작품은 2025년 개봉한 한국 코믹 히어로 영화 **《하이파이브》**입니다. 강형철 감독의 신작이자, 초능력이라는 소재를 한국적인 감성으로 풀어낸 작품인데요. 이 글에서는 영화의 줄거리, 감독의 연출력, 그리고 제 개인적인 감상까지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영화 줄거리
《하이파이브》는 어느 날 갑작스럽게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의 평범한 사람들이 하나의 팀으로 모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장기 이식 수술을 받은 다섯 명이 각각 신비한 능력을 갖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태권도 유망주였지만 시력을 잃은 완서(이재인 분)는 각막 이식을 받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됩니다. 청각이 예민한 지성(안재홍 분)은 심장을 이식받고 물체를 움직일 수 있는 텔레키네시스를, 선녀는 간 이식을 통해 시간 정지를, 약선은 신장 이식 이후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그리고 기동(유아인 분)은 폐 이식을 받은 뒤 순간이동 능력을 얻게 됩니다.
이 다섯 사람은 자신들의 몸에 새겨진 문신을 통해 서로 연결되었음을 알게 되고, 이후 함께 모여 팀을 결성하게 됩니다. 그 팀의 이름은 다름 아닌 “하이파이브”. 이들은 각자의 사연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던 중, 자신들과 같은 능력을 갖고 있는 정체불명의 적—췌장 이식을 통해 능력을 얻은 사이비 교주 ‘영춘’(박진영 분)을 알게 되면서 갈등은 본격화됩니다.
‘영춘’은 다섯 명의 능력을 흡수해 절대적인 힘을 가지려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막기 위한 하이파이브 팀의 고군분투가 펼쳐지며 영화는 빠른 전개와 함께 클라이맥스를 향해 치닫습니다.
강형철 감독의 연출 스타일
《하이파이브》는 강형철 감독 특유의 연출력이 고스란히 녹아든 작품입니다. 《과속스캔들》, 《써니》, 《타짜: 신의 손》, 《스윙키즈》 등 다양한 장르에서 유쾌한 감정선을 잘 잡아온 그답게 이번 작품에서도 ‘팀플레이’와 ‘케미스트리’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특히 다섯 명의 인물이 서로 다른 개성과 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팀으로 묶이는 과정에서 무리 없이 조화롭게 연출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캐릭터 간의 대사 톤이 자연스럽고,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는 순간들이 감동적이면서도 과하지 않게 표현되어 관객의 몰입을 도와줍니다.
액션의 구성도 흥미롭습니다. 특히 야쿠르트 카트를 이용한 추격전이나, 각자의 능력을 활용한 싸움 장면은 CG에 의존하기보다는 ‘한국형 유머’와 물리적인 개그를 더해 웃음과 박진감을 동시에 줍니다. 음악 또한 톡톡 튀는 선택으로 장면의 분위기를 극대화했으며, 관객이 지루할 틈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편집의 리듬도 탁월했습니다.
이 작품의 또 다른 장점은 바로 배우들의 케미스트리입니다.
이재인 배우는 이제 막 성인 연기에 접어든 신예이지만, 눈빛 하나로 감정을 전달하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시력을 잃었다가 되찾은 캐릭터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관객에게 몰입감을 줍니다.
안재홍 배우는 특유의 인간적인 매력과 B급 유머가 더해진 연기로 극의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어리숙하지만 순수한 지성 캐릭터는 그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아인 배우는 출연 자체로도 화제를 모았는데요, 극 중에서는 쿨하고 무심한 태도 속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최근 개인적인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 내에서는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부담 없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라미란, 오정세, 김희원, 신구, 박진영 등 중견 배우들이 개성 강한 역할을 맡아 극에 풍성함을 더했습니다. 특히 빌런으로 등장한 박진영 배우는 미스터리한 분위기와 종교적 광기를 교묘히 섞어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개인적 감상 및 총평
《하이파이브》는 무엇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에 딱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한국 영화계에서 무겁고 사회 비판적인 작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면, 이 영화는 오히려 “재미 그 자체”에 집중한 흔치 않은 작품이었습니다.
‘하이파이브’라는 제목 자체가 다섯 개의 손이 맞닿을 때 이루어지는 동작입니다. 이처럼 영화는 개인의 능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협력과 팀워크를 통해서만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중심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다섯 명의 주인공은 각각 독특한 초능력을 갖지만, 초반에는 서로 어색하고 믿지 못합니다. 하지만 위기 상황 속에서 마음을 열고 서로를 이해하며 협력하게 되자 비로소 ‘진짜 하이파이브’가 완성됩니다. 이는 공동체의 중요성, 신뢰, 팀워크에 대한 상징적 표현이라 볼 수 있습니다.
초능력이라는 다소 비현실적인 소재를 한국적인 정서로 풀어내면서도, 유치하지 않게 마무리하는 연출력은 감독의 저력을 다시금 느끼게 했습니다. 각 캐릭터에 적절히 분배된 서사와 그들이 함께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성장도 매우 매끄러웠습니다.
다만, 일부 관객에게는 캐릭터나 설정이 다소 가볍게 느껴질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초능력과 사이비 종교, 그리고 이식 장기라는 소재가 얽혀 있어 진중한 서사를 기대하셨던 분들에게는 약간 허탈할 수도 있겠지만, 이 작품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유쾌한 상상력과 팀 케미”**에 있기에 큰 단점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총평하자면, 《하이파이브》는 ‘한국형 코믹 히어로물’로서 완성도와 재미를 모두 잡은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모여 벌이는 팀플레이, 유쾌한 유머, 그리고 능력의 이면에 숨겨진 따뜻한 인간애까지—기대 이상으로 감동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해주는 영화였습니다.
팝콘과 콜라를 들고 극장에서 부담 없이 웃고 싶은 날, 《하이파이브》는 분명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한국 영화계에 이런 장르물이 더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추천드립니다.